오랜만에 사지방에 로그인 하니까 "전역일이 32 남았습니다." 라고 뜬다. 옛날엔 안 떴던 것 같은데.. 참고로 신형 컴퓨터에 로그인 해서 시스템이 업데이트 되었거나 전역일이 임박하면 뜨는 것 같다. 원래 전역일은 32일 후가 맞고 휴가를 제외하면 12일 남았다.
내 인생이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는 "성장"이다. 반대로, 나를 낙담시키는 것은 "정체"이다. 아직은 성공하든 실패하든 상관 없다. 실패하더라도 그 실패를 통해서 얻는 것이 있다면 나는 뒷 걸음질을 한 것이 아니다. 정체는 멈춘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후퇴한 것이나 다름 없다. 그렇기에 어떻게 보면 아깝다고 생각되는 군 복무 기간 동안 나는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전입 초기에 계획을 세웠고 그것을 꾸준히 수정해왔다. 계획을 모두 이루었는가? 아니다. 그러면 정체되었는가? 그것도 아니다. 나는 계획을 다 지키지 못 했지만 성장했다고 확신할 수 있다. 계획을 지키지 못 한 이유는 계획의 수정, 추가된 것이 많았고 또 다른 이유는 내가 게을렀던 탓도 있다. 하지만 계획적으로 내가 성장했던 것도 있고 군대라는 사회 안에서 내가 얻어낸 것도 있다.
계획한 것은 무엇인가? 전입 초기에 계획한 것은 저금과 공부였다. 저금은 내 기준에서 노력하지 않고도 쌓이는 것이니 공부만 하면 되었다. 공부는 영어와 컴퓨터 관련 공부였는데, 컴퓨터 관련 공부 중 상당 부분은 개발 환경이 제한 돼 중간에 계획에서 빼 버렸다. 그리고 영어는 처음보단 나아졌지만 목표치에 도달하지 못 했다. 계획 도중에 추가된 것이 있는데 그것은 책읽기다. 그리고 이러한 계획을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는 시간은 주로 밤 10시에서 12시이다. 이 시간은 연등시간으로 도서관, 사지방 등에서 개인 공부를 할 수 있는 시간이다. 처음에는 30분에서 1시간 정도 연등했고 같이 공부하던 선임의 영향을 받아 한동안은 12시까지 연등을 했었다. 기간으로는 8개월 정도 되리라. 그런데 12시까지 연등하면 수면 시간이 적어 지금은 1시간 정도만 하는 편이다.
군법상 정확한 보직을 공개된 장소에 기재할 수 없다. 내 보직 특성상 간부를 상대하는 경우가 많아 상급자를 대하는 방법에 대해 생각할 기회가 많았다. 군대 특성상 다양한 사람이 모이고 공동 생활을 하며 인간 관계에 대해 느낀 점도 많다. 나와 성격이 비슷한 사람이라면 분명 힘든 점이 많을 것이다. 특히 남들과 나를 비교하며 생기는 박탈감이다. 그럴 땐 내가 얻거나 잃은 것을 생각하지 말고 내가 잘 한 것은 무엇이고 못 한 것은 무엇이며, 못 했다면 고치면 되는 것이고 잘 했다면 박탈감을 느낄 필요가 없다. 그리고 병사로서 임무를 받겠지만 책임자는 간부이다. 또한 병사에게 주어지는 권한이 제한돼서 업무 해결이 힘들어지는 경우도 있다. 이 말을 듣고 책임감을 덜어내라는 것이 아니다. 이 업무에 대한 부담감은 조금 덜어도 되지 않을까 하고 하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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