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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노션 개발자 이력서 마이그레이션

by algosketch 2024. 3. 31.

요즘 개발자 이력서의 유행은 노션이다. 혹은 원티드 등의 채용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이력서를 사용하는 게 보통일 것이다. 나도 노션으로 이력서와 포트폴리오를 작성했었지만, 이제는 이 두 가지를 노션으로 관리하지 않으려 한다. 이 글에서는 더 이상 노션을 사용하지 않으려는 이유와 이력서 현황에 대해 공유하려 한다.

 

노션 이력서를 사용했던 이유

노션을 원래 문서화를 위해 평소에 사용하던 도구였다. 따라서 사용에 익숙하기도 했고, 정리하기에 따라 좋은 가독성을 제공할 수 있다. 이력서 또한 평소 글을 작성하듯이 작성하면 되었고, 거기에 디자인적 요소가 조금 추가되었을 뿐이다.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 익숙하다.
  • 작성이 쉽다.
  • 가독성이 좋다.
  • 링크로 쉽게 공유할 수 있다.

추가로, 채용 플랫폼의 이력서를 이용하면 어느 정도 커스텀 기능을 제공하나 내가 원하는 항목을 추가하거나 배치하기 어렵다. 채용 담당자 입장에선 일관된 이력서를 받게될 수 있으나, 나의 강점을 100% 보여주기 어렵다고 생각하여 채택하지 않았다.

 

이제는 노션을 사용하지 않으려는 이유

하지만 이젠 위와 같은 장점들에 의심이 들기 시작한다. 정말로 작성이 쉬운가? 가독성이 좋은가? 내 이전 노션 이력서와 함께 살펴보자.

거의 100번 가까이 수정하고, 오랬동안 많은 곳에 이력서를 제출해 왔다. 이력서를 제출할 때마다, 생각의 변화에 따라, 프로젝트를 진행함에 따라 이력서는 꾸준히 수정돼 왔다. 그때마다 느꼈던 불편함과 경험에 대해 공유하려고 한다.

첫째, 링크로 이력서를 공유하는 건 지양해야 한다. 이력서의 기본 파일 형식은 PDF이며, 링크 형태로 공유할 수 없는 채용에선 사용할 수 없다. 원티드 이력서에 노션 링크를 추가했을 때 면접관이 노션 이력서의 존재를 몰랐던 경우도 있었다. 사소할 수 있으나 링크를 타고 과정에서 딜레이가 발생하여 사용성이 떨어지며, 권한 관리를 잘못할 경우 아예 열어볼 수도 없는 불상사가 생긴다. 따라서 PDF 형태로 제출하는 것이 best이다. 그러나 노션에는 PDF 추출 기능이 있었으니...

개인적으로는 이력서의 아주 초기 버전을 제외하곤 제출했던 이력서를 보관하고 있다. 따라서 과거 이력서부터 어떻게 변화되어 왔는지 확인할 수 있다. 아쉽게도 초기 버전의 이력서는 링크를 통해 제출했기에 유실되었지만... 어쨋든 다시 PDF 얘기로 돌아와서, 노션의 PDF 추출 결과에 대해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원본
PDF

추출된 PDF를 보면 날짜와 문장에 추가적인 개행을 확인할 수 있다. 즉, 예상했던 모습과 다르다. 볼드체, 링크 등을 추가하는 경우에도 차이가 생기며, 특히 동일한 크기의 여러 이미지를 넣는 경우 각각의 이미지 크기가 달라지는 참사가 발생한다.

구직자 입장에선 맞춤법부터 시작해서 레이아웃 등 이력서를 최선의 상태로 제출할 필요가 있다. PDF 추출과 관련하여 가장 어려운 점은 페이지 나누기이다. 한 글자만 페이지가 넘어가거나 제목만 윗 페이지에 있는 상황에서는 문장을 줄이거나 개행을 통해 보기 좋은 형태로 변경해야 한다. 개행을 추가하고 PDF로 추출하고 페이지를 확인하는 작업의 반복이니 이 과정은 꽤 고난이다. 그렇기에 여기서 장점 하나가 단점으로 전락한다.

둘째, 사실 노션 이력서는 작성하기 어렵다.

셋째 가독성이 안 좋다. 조금 더 정확히는 공간 활용이 어렵다. 노션에서는 어느 정도 섹션을 나눌 수 있지만, 글자 크기, 여백 등을 내 맘대로 조절하기 어렵다. 많은 노션 이력서들이 공통적인 문제를 갖고 있어, 페이지가 많아지는 경향이 있다.  내 노션 이력서 또한 5페이지이다. "요즘 사람들은 스크롤에 익숙해서 괜찮다"는 의견도 있다. 나 또한 같은 의견이었으나 1~2페이지의 이력서를 읽다보니 생각이 바뀌었다. 분명 스크롤에는 익숙하나 2페이지를 읽어야 하는 것과 5페이지를 읽어야 하는 것은 사뭇 느낌이 다르다. 이력서를 많이 읽어야하면 할수록 정도가 심할 것이다. 또한 이력서의 페이지가 많을 경우 정보를 찾기 어렵다는 문제도 있다.

이런 이유로 노션 이력서를 노션으로 관리하지 않기로 했다.

 

새로운 이력서 관리 도구

구글 독스, 워드 등의 다른 도구를 이용하려고도 생각했으나, 피그마 사용 경험도 있어서 모든 커스텀이 가능한 피그마를 선택했다. 피그마를 사용할 경우 직접 디자인해야 한다는 부담은 있지만, 이는 다른 문서 도구를 이용해도 마찬가지다. 오히려 피그마를 사용할 경우 이력서 템플릿을 쉽게 찾을 수 있어 레퍼런스를 찾기에 용이하다. 나는 여러 템플릿을 활용해 글자 크기와 간격에 대한 감을 익혔다.

모든 템플릿은 595 * 842 사이즈를 사용했으며, A4 비율과 동일하다. 글자 크기는 제목, 소제목, 본문 순으로 12, 10, 8 픽셀을 주로 사용하며, 디자이너에 따라 1픽셀 정도의 차이는 있다. 사실 디자인은 사전적 의미로 설계라는 뜻이며, 학습의 영역도 크다. 따라서 학습하면 누구나 디자인할 수 있다. 다만 내가 하면 안 예쁠 뿐이다.

위 사진은 내 새로운 이력서 0.1.0 버전이다. 옮기면서 일부 내용을 제거하긴 했지만 5페이지보다는 훨씬 읽는 사람 마음의 부담이 덜하다. 물론 위 버전은 실루엣만 봐도 이상한 것처럼, 디자인적으로나 내용적으로나 수정할 부분이 많지만, 현재 프로젝트 팀 내에 이력서를 공유했다. 다음 멘트와 함께

그렇게 우리팀 천재 디자이너가 피그마에 슥 들어오더니 색깔 뿐만 아니라 이력서 첫 페이지까지 슥슥 수정해주었다.

내가 만들었던 디자인에선 섹션을 나누는 선이 너무 강력했는데, 이 부분을 잡혀서 매우 만족한다. (블러 처리 때문에 잘 안 보이지만 구분 선이 있다. 그리고 디자인 TMI지만 섹션은 면, 선, 여백으로 나눌 수 있다) 취업하면 첫 월급으로 조공을 바쳐야겠다. 하지만 이 글을 보면 어떤 조공을 받을지 기대할 수도 있으니 이 글은 공유하지 말아야겠다.

 

마치면서...

아직 새로운 이력서를 제출하지는 않았다. 내용을 더 다듬고 다음주 중으로는 새 이력서로 제출하려고 한다. 결과가 나오면 아마 그때쯤 새로운 글을 올리지 않을까 싶다. 다만 신입 공고가 거의 없어서 3년차까지 지원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