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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클라이밍 4개월 후기

by algosketch 2024. 7. 11.

올해 3월에 클라이밍을 시작해서 거의 4개월이 지났고, 39회 다녀왔다.

 

부상은 없었는지?

다행히 큰 부상은 없었다. 사소하게 자주 상처 입는 부위는 팔과 다리이다. 팔의 경우 홀드에 쓸려서 난 상처가 많고, 아프다기보다는 작은 흉터가 누적되는 게 더 신경 쓰인다. 물론 긴팔을 입거나 팔 토시를 착용할 경우 쓸리는 상처는 해결할 수 있다. 긴 바지만 입기 때문에 다리에는 쓸리는 상처가 없다. 대신 시선이 손과 발에만 집중하기 때문에 무릎을 튀어 나온 홀드에 박는 경우가 많아 자주 멍 든다.

단발성(?)으로 입는 상처는 이정도이지만, 사실 클라이머는 다른 부상도 잦다. 내 경우 큰 부상은 없었지만 1~2주 정도 불편을 겪은 몇 가지가 있다. 클라이밍 1개월차에는 왼팔 전완근 부위 바깥쪽 근육이 아팠고, 얼마 전에는 중지 손가락을 누르면 첫 번째 마디의 관절이 아팠다. 또 언제는 왼쪽 어깨 회전 근개쪽에 통증을 느꼈다. 그리고 지속적으로 아픈 곳은 오른쪽 엄지 발가락인데, 이건 무리해서 생긴 부상이라기보다는 단순히 작은 암벽화를 신어서 생긴 거라 큰 문제는 아닌 것 같다.

그 외에는 떨어지면서 생기는 부상인데, 이쪽 부상을 아직 겪어본 적이 없다. 홈 암장의 높이는 5m로 암장 중 층고가 높은 편인데, 최고 높이에서 떨어져도 낙법만 잘하면 전혀 아프지 않다. 다만, 허리나 발목 부위에 누적 데미지를 입을 수 있으므로 웬만하면 다운 클라이밍을 하는 편이다. 보통 무리하지만 않으면 낙상을 얻을 일은 없지만, 힐훅을 건 상태에서 떨어지면 머리나 엉덩이부터 떨어지기 때문에 크게 다칠 수 있다. 나도 힐훅을 걸고 탑을 친 적이 있지만, 만약 놓쳤으면 큰일 날 뻔했다. 사실 치기 전에는 가볍게 걸었다고 생각했는데 발이 잘 안 빠져서, 돌이켜 보면 아찔했던 경험이었다.

 

몸짱이 될 수 있는지?

고구마(전완근) 농사는 잘 짓고 있는 거 같다. 클라이밍은 전신 근육을 사용하지만, 전완근과 등 근육을 집중적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이 두 근육은 잘 발달한다. 보통 클라이머들은 낮은 몸무게를 유지하기 때문에 벌크업보다는 슬림 탄탄한 몸을 갖기에는 좋은 운동인 듯하다. 클라이밍이 코어를 많이 사용한다고 하지만, 클라이밍만으로 복근이 생길 정도는 아니며, 클라이밍을 더 잘하기 위해 따로 운동해 줘야 한다.

여담으로 5~10% 정도는 유연성을 요구하는 문제가 많아서 생각날 때마다 조금씩 스트레칭하며 유연성을 늘려주고 있다. 그리고 이제 한 발로 서서 안정적으로 양말을 신거나 벗을 수 있게 되었다. 아마 재난 상황이 닥치면 건물에 따라 다르겠지만 외벽을 탈 수 있지 않을까... 암튼 좋은 운동이다.

 

얼마나 성장했는지?

첫 클라이밍 때는 더클라임 B 홍대점을 갔었고, 3단계까지 깼었다. 아마 3단계의 절반 정도 깰 수 있는 정도의 몸이었고, 오버행은 전혀 못 했다. 그 다음날부터 2~3일간 심한 근육통에 시달렸고, 완전히 회복하는 데 7~10일 정도 걸린 것 같다. 첫 클라이밍은 원래 운동을 안 하던 몸 그랬고, 그 이후로는 보통 2~3일 정도면 회복한다.

이후 다른 암장으로 몇 번 더 일일권으로 이용하다가 클라이밍줌(무지개 난이도)에 정기권을 1개월씩 등록했고, 지금은 3개월째이다. 클라이밍 주기는 일주일에 3번이 기본이지만, 일이 있거나 몸이 불편하면 2번만 가거나 아예 쉬기도 한다.

한동안 노랑(3단계) 문제를 모두 푸는 데 집중했고, 6번 째 클라이밍에서 모든 노랑 문제를 풀고 첫 번째 초록(4단계) 문제를 풀었다. 초록 문제는 섹터당 3문제로 총 12문제가 있었고, 10번째 클라이밍에서 모든 초록 문제를 풀고 첫 파랑 문제를 풀게 되었다. 아마 이때가 1개월 정도 되었을 때다.

초록 문제를 풀 당시 한 번 방문할 때마다 반드시 1개 이상은 풀었기에, 파랑을 풀 때에도 비슷하게 성장할 거라 생각했다. 파랑 난이도부터는 섹터가 4문제씩 총 16개 배치되어 있으므로 16번 방문하면 파랑도 졸업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했지만, 초록과 파랑의 차이는 굉장했고, 0클을 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3개월 정도의 경력이 되었을 때 첫 번째 남색을 클리어 했다. 이때 기준으로 파랑 문제는 배치 되어 있는 16개 중 8개 정도 풀었을 때다. 지금은 배치되어 있는 16개의 파랑 문제 중 12 문제를 푼 상태이고, 1~2주 후에는 아마 파랑 문제는 다 풀 수 있는 정도가 될 듯하다.

4개월 경력(?)을 통해 클라이밍줌에서 (누적) 4개의 남색과 약 20개 이상의 파랑 문제를 푼 것 같다. 아직 파랑 문제도 풀기 어려워 보이지만, 클라이밍줌의 초록~파랑 문제는 같은 단계의 다른 암장보다 조금 매운 편이라 가끔 원정을 가게 되면 문제가 잘 풀려 기분이 좋다. 다만 남색부터는 특히 다른 암장보다 어렵진 않은 것 같은데, 아직 많이 안 해봐서 잘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