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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기

이기적 유전자(The Selfish Gene)

by algosketch 2020. 5. 14.

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4068322

 

이기적 유전자

과학을 넘어선 우리 시대의 고전, 『이기적 유전자』 40주년 기념판 리처드 도킨스의 ‘새로운 에필로그’ 수록 새로운 디자인으로 다시 태어난 세계적 베스트셀러 현대 생물학의 새로운 지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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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에 읽은 책은 "이기적 유전자"이다. 이 책을 산 지는 꽤 됐다. 입대하기 전에 샀던 책이니까. 심지어 과학서적인줄도 모르고 샀다.(읽고 우울증 걸렸다는 사람도 있었다. 그래서 철학 책인가 싶었다.) 내용은 다 읽었는데.. 사실 에필로그는 읽지 않았다. (에필로그만 100페이지 가량인데 과연 다 읽었다고 할 수 있는가..?) 책을 덮은 게 마지막장의 끝인 480페이지 정도였던 것 같다. 내용이 어렵다, 책이 두꺼워서 다 읽은 사람이 없을 것이다. 같은 얘기가 있었는데, 내가 느낀 바로는 그렇게 어렵지 않았다. 정확히 말하면 어려운 장(chapter)이 일부 있었다. 1장은 솔직히 잘 기억이 안 나고 3장과 13장이 특히 어려웠던 것 같다. 다른 장이 흥미를 일으키는 가정을 하고 이야기한다는 느낌이라면 3장은 좀 더 설명에 가깝다. 그리고 이 책에서 하고 싶은 얘기는 12장까지이기 때문에 13장을 굳이 읽지 않더라도 책이 알려주는 바는 이해할 수 있다. 13장은 자신의 또 다른 저서인 "확장된 표현형"을 홍보하고 내용을 압축시킨 장이다. 본인(리처드 도킨스) 말로는 자신이 쓴 책 중 최고라고 얘기한다. 근데 사실 확장된 표현형까지 읽을 생각은 없다.

 책의 제목은 반대 의미인 "이타적 유전자"나 내용을 압축하기에 더 적절한 제목도 있었지만 적당한 길이에 자극적인 제목을 선택한 것이다.(결론은 미안하다 이 책 읽게 하려고 어그로 끌었다...) 책은 진화론에 대해 이야기한다. 단순히 "이럴 것이다."가 아닌 구체적인 상황을 제시해 독자가 납득할 수 있도록 만든다. 아주 많이 매우 부족하지만 요약해보겠다.

 책의 주제를 가장 잘 드러낸 문장 하나를 인용하고 시작하겠다. 기억에 의존해 인용한 거라 조금 다를 수 있다.(어차피 번역서라 상관 없나?) "사람은 유전자를 운반하기 위한 생존기계다." 생물개체는 유전자(자기 복제자)를 운반하기 위한 도구이다. 즉, 생물개체는 본인을 위해 살아가는 것이 아닌 자신이 지니고 있는 유전자를 다음세대로 옮기기 위해 존재한다는 것이다. 이 책을 읽고 우울증에 걸렸다는 사람은 아마 책의 이러한 부분 때문에 그럴 것이다. 하지만 리처드 도킨스도 인간을 예외라고 두었으니 우울증에 걸리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 싶다.. 그 대표적인 예가 복지국가다. 이기적인 생명들의 세상에 이타성을 띠기 때문이다.

 옛날 아주 먼 옛날 바다에 자신의 (특정) 서열(오늘날 생명체의 DNA와 유사)을 복제하는 자기복제자가 등장했다. -이 바다를 유전자 풀이라 한다.- 자기복제자는 자신이 갖고 있는 서열을 똑같이 복제한다. 가끔 그 과정에서 오류가 생기는데 이를 돌연변이라 한다. 돌연변이도 오류가 생긴 서열을 그대로 복제하는 성질을 갖고 있다. 자원은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이러한 자기 복제자끼리 경쟁한다. 돌연변이가 생기면 보통은 경쟁에서 뒤쳐질 것이다. 하지만 그 중에 경쟁에서 유리한 조건으로 돌연변이가 되는 경우가 있다. 곧 이 돌연변이 자기 복제자가 경쟁에서 이겨 유전자 풀 내에 퍼지게 된다. 이를 진화라 한다. 모든 생명체는 이 자기 복제자에서 시작되었다. 모든 생명체의 조상이 같은 셈이다.

 유전자는 피부의 색깔, 다리의 길이 등 신체적인 부분을 결정할 수 있다. 또한 생물 개체의 행동에도 영향을 미친다. 생물 개체는 특정한 행동을 하도록 프로그래밍 되어 있다. "태어나서 처음 본 동물을 어미로 생각한다." 등이 그 예이다. 5장부터 이를 설명하는데 여기서 ESS라는 개념이 등장한다. 동물의 공격성을 결정하는 유전자가 있다고 가정하자. 서로 대립되는 A 유전자는 다른 개체를 보면 무조건 공격한다. B 유전자는 먼저 공격하지는 않지만 보복을 한다. C 유전자는 무조건 도망친다. A와 C만 있을 경우 C는 A에 비해 열세다. 따라서 C는 절멸할 것이다.(도망침으로 생기는 불이익이 존재한다.) A와 B만 있는 경우엔 A가 상대적으로 많이 싸우게 되어 A가 생존에 불리하다. C만이 존재하는 유전자풀이라면 모두가 이익을 얻게 되겠지만 A라는 돌연변이가 등장할 경우 A유전자가 유전자풀 내에 급속도로 퍼지게 된다. 다만 A가 우세한 유전자 풀 내에서 다수의 B가 존재한다면 B는 유전자 풀 내에 서서히 퍼지게 될 것이다. 이러한 현상이 반복되다 보면 유전자 A, B, C의 비율이 평형을 이루는 지점이 생긴다. 이를 ESS라 한다. 물론 ESS를 설명하기 위해 유전자를 단순화한 것이고 실제론 더 복잡할 것이다.

 이후의 내용은 이러한 ESS 개념을 이용하여 여러 주제들을 설명한다. 어떤 행동이 이익이 되고, 어떤 행동이 손해가 되는지. 그런 행동을 하도록 만드는 유전자 수가 증가 및 감소를 반복하다 어떻게 평형에 도달하는지를 설명한다. 이익과 손해의 기준이 되는 것은 생존이다. 생존, 번식에 유리한 행동의 경우 이익이 된다. 예를 들어 자식과 조카가 물에 빠지면 누구를 구할까? 자식은 내 유전자의 50%을 갖고 있고 조카는 내 유전자의 25%를 갖고 있으므로 같은 노력으로 조카 2명이상을 구할 수 있지 않는 한 자식을 구한다. 이러한 논리로 (부모-자식간, 집단간, 암-수간의) 이기적 혹은 이타적으로 보이는 행동에 대한 이유를 찾는다.

 11장은 조금 다르다. 이전까지는 DNA가 생존하고 어떻게 유전자풀에 퍼지게 되는가에 대한 논의라면, 11장은 유전자처럼 그 수가 많아지고 적어지는 새로운 개념이 등장한다. 유전자에 비해 증가&감소하는 속도가 훨씬 빨라 진화의 속도도 매우 빠르다. 이 개념은 밈이라고 하는데 정확한 말은 아니지만 생각이나 문화 정도로 표현할 수 있겠다. 구전되는 노래도 밈에 속한다. 실체는 없지만 분명히 여러 사람(생물 개체)에 의해 존재하고 사라지는 개념이다.

 12장에서는 생물 개체간의 협력, 즉 이타적으로 보이는 행동이 어떻게 이기적으로 볼 수 있는지 설명한다. 일벌(개미)는 여왕벌(개미)를 위해 평생 착취당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일벌이 여왕을 감금시키고 번식시키는 것일 수 있다는 관점을 제시한다. 이는 일리있는 말이고 여러 증거 또한 보이고 있다. 이타적으로 보이는 여러 행동은 사실 유전자의 생존을 위한 것이다. 결국 모든 행동은 유전자의 생존을 위해 생물개체에 프로그래밍된 것이다. 물론 유전자가 의지를 가지고 프로그래밍한 것이 아니라 생존에 유리한 유전자가 자연스럽게 퍼지게 되는 자연선택에 의한 것이다.

 "인간은 유전자를 위한 생존기계다."라던가 이타적으로 보이는 행동이 어떻게 이기적이 될 수 있는지를 보고 흥미가 생기고 약간 충격적이긴 하다. 물론 이런걸로 우울증에 걸릴 타입은 아니다. 난 유전자고 나발이고 내가 제일 잘났다고 생각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옛날에 사 놓고 안 읽을 책이 꽤 되기도 하고 이 책은 두꺼운데다 어렵다고 하니 결국 안 읽을 줄 알았다. 그래서 읽었다.(?) 이 책을 읽고 나면 다른 책은 좀 더 쉽게 읽을 수 있지 않을까? 근데 책 읽는데 오래 걸린 것도 사실이어서 다음부터는 제발 쉬운 책부터 읽으려고 한다.

 이제는 읽으려고 사 둔 책을 다 읽었다. 군대에 있을 시간만 따지면 100일 정도 남았는데 앞으로는 책보다는 공부하려고 한다. 공부하려고 가져온 책이 꽤 있는데 다 끝내기에는 이미 늦었...고 일부만이라도 공부하고 전역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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