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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쿠팡 인천 14센터 허브 후기 (남자)

by algosketch 2026. 6. 9.

퇴사 후 재취업 준비하는데 모아둔 돈이 다 떨어져서 쿠팡 알바를 지원했다. 평소 무릎이 안 좋아서 다리보다는 힘을 쓴다고 하는 허브쪽으로 지원했다. 신청 2시간 만에 출근 확정을 받았고, 현장에서 입출고 지원자 중 3명이 추가로 허브로 전환된 것을 보니 허브쪽 지원자가 적은 것 같다.

한가해질 때마다 여기저기 바쁜데로 팔려가긴 했는데, 가장 오래 있었던 곳은 대분류였다.

대략 이런 모습이다. 위쪽 레일에서 비닐 포장된 상품들이 쏟아져 나온다. 나는 가장 처음 위치에서 서서, 카트에 있는 미분류 상품들을 추가로 레일 위의 빈 공간에 펼쳐서 올리는 역할을 담당했다. 그러면 다음 사람이 송장 라벨이 보이도록 포장지를 뒤집거나 펼치고, 마지막 2~3명이 라벨을 보고 분류하는 공정이다. 마지막 분류 과정은 일을 여러 번 해본 경험자처럼 보였고, 내 옆에서 같이 상품을 올리고 뒤집던 단기 근로자는 두 번째 근무라고 했다. 인수인계가 필요 없을 정도로 단순한 작업이라 첫 출근 단기 근로자면 높은 확률로 배치된다고 한다.

그림에서도 보이듯이 카트에서 상품을 꺼내려면 허리를 숙일 수밖에 없다. 한 카트에 적게는 수십에서 많게는 수백개의 상품이 들어 있고, 평균적으로 초당 한 개씩 주워서 올렸다고 하면 크게 다르진 않을 것이다. 비닐 포장은 대부분 작고 경량이라 한 번에 여러 개씩 집는다.

근무 시간 동안 수천 번 허리를 숙였다. 9시간 근무가 끝날 즈음에는 멀미가 나고 속이 안 좋아졌다. 근무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을 때에는 허리를 굽힐 수 없는 몸이 되어 있었다. 집에 와서 찾아보니까 쿠팡 일용직 사이에서 이것을 보통 "뒤집기"라고 부르고, 14센터에만 존재하는 포지션인 거 같다. "쿠팡 허브 뒤집기"라고 검색하면 도망가라는 글들이 나온다. 나는 물류센터에서 경량임에도 도망쳐야 하는 업무를 몸으로 체험하고 온 셈이다. 숏(4.5시간)은 어떻게 버틴다 쳐도 9시간 동안 사람이 할 짓은 아닌 거 같다.